형상미술 작가들은 ‘새로운 형상성의 추구’라는 슬로건과 함께 그동안 캔버스 화면 위에 허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감각의 표현을 시도한다. 이들의 도전적인 화법은 시대 속에서 억압된 주체의 탈주를 꿈꾸었던 개개인의 고민을 미술을 도구 삼아 이야기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유근 역시 자신을 속박하는 많은 것들로부터 탈주를 꿈꾸었고, 그의 관심은 그가 발 디디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부터 시작해, 그가 줄곧 바라본 하늘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에 크고 작은 삶의 이야기를 품은 오브제들이 덧붙여지며 작가는 자신의 현실과 함께 그가 꿈꾸었던, 지금도 꿈꾸는 세계를 그려 보인다. 때로는 시계, 서랍, 화구박스 등의 오브제가 화면의 바탕이 되기도 하고 또 그림 위에 덧대어지며 세상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꿈꾼 작가의 소박하고도 투박한 희망 또는 욕망을 보여준다.
이 지 인(킴스아트필드미술관 학예사)
한 예술가의 시간 그리고 기억
킴스아트필드미술관은 오는 5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예유근의 ‘시간 기억’ 전시를 선보인다. 1980년대 부산의 ‘형상미술’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예유근은 나와 나를 둘러싼 외부,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작품부터 근작을 포함한 30여 점을 선보인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의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늘어놓은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그간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지역 미술사에 대한 재의미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작은 계기를 만들고자 함이다.
부산 형상미술은 같은 시기 서울을 비롯한 중앙에서 전개되었던 민중미술의 하위 분파로 여겨지거나, 또는 중앙의 민중미술과는 궤가 다르다는 까닭으로, 또 부산 로컬리티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다. 부산의 형상미술 작가들은 신표현주의, 트랜스아방가르드와 같은 서구의 예술 경향의 유입과 국내의 혼란했던 시대 상황을 직접 겪으며 (필연적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표현했다. 현실에 침묵했던 전 세대의 추상 작가들과는 달리, 이들은 정치적·사회적 상황 속에서 현실을 삶을 살아내고 있는 개인의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특징을 가진다. 다시 말하자면, 이들의 예술 활동은 구상적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진술한다는 것이다. 한국 미술사에서 형상미술은 작품을 통해 발현되는 이들의 발언이 현실과 개개인의 삶과 맞닿은 곳에서 그들의 예술적 실천으로 현현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형상미술 작가들은 ‘새로운 형상성의 추구’라는 슬로건과 함께 그동안 캔버스 화면 위에 허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감각의 표현을 시도한다. 이들의 도전적인 화법은 시대 속에서 억압된 주체의 탈주를 꿈꾸었던 개개인의 고민을 미술을 도구 삼아 이야기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유근 역시 자신을 속박하는 많은 것들로부터 탈주를 꿈꾸었고, 그의 관심은 그가 발 디디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부터 시작해, 그가 줄곧 바라본 하늘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에 크고 작은 삶의 이야기를 품은 오브제들이 덧붙여지며 작가는 자신의 현실과 함께 그가 꿈꾸었던, 지금도 꿈꾸는 세계를 그려 보인다. 때로는 시계, 서랍, 화구박스 등의 오브제가 화면의 바탕이 되기도 하고 또 그림 위에 덧대어지며 세상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꿈꾼 작가의 소박하고도 투박한 희망 또는 욕망을 보여준다.
예유근이 캔버스와 오브제 위에 그려 남기는 기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과거와 사라져 갈 현재의 삶, 그 사이를 넘나드는 기억들이다. 한 도시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있는 오래된 골목처럼 그의 작품은 어딘가 투박하고 친근하면서도 생명력을 품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서 미처 정의되지 못한 현실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혼란스럽고도 아련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던 작가가 목격한 한 인간의, 한 도시의, 한 시대의, 사건과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작가 자신의 지난 30여 년의 시간을 직접 골라 손꼽아 보인 <시간 기억> 전시는 예유근 그에게는 자신의 삶을, 우리에게는 한 예술가의 삶과 함께 흘러온 어느 도시의 시간을, 부산 미술사의 작은 부분을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지 인(킴스아트필드미술관 학예사)
1955 釜山生 Born in Busan
Graduated from Art Education Dept. of Pusan Univ. (B.F.A)
1975~79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
Graduated from 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 (M.F.A)
1979~83 홍익대학교 홍익대학원 서양화과 졸
개인전 11회(서울, 부산) Private exhibition 11inning (seoul, busan)
단체전 및 국제전 International exhibitions & Group exhibition
1981 부산미술대전 대상(부산시장상) (시민회관/부산)
1982 한국현대작가 판화. 드로잉전(관훈미술관/서울)
1983 '83청년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서울). TA-RA전(동덕미술관/서울)
1985 Q화랑기획-서울·도쿄 현대미술전(Q화랑/동경)
1986 워커힐미술관기획 뉴웨이브 - 한국미술의 새 흐름전(워커힐미술관/서울)
국립현대미술관개관기념초대 - 한국현대미술의 어제와 오늘전(국립현대미술관/과천)
1988 서울올림픽기념초대 - 한국현대미술전(국립현대미술관/과천)
1990 MIXED-MEDIA전(금호미술관/서울)
1992 창작과 인용전(현대호텔갤러리/서울,경주)
1994 새로운 형상의 궤적전(동아갤러리/서울)
1998 부산국제아트페스발-국제현대미술전(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00 상상력과 기호전(부산시립미술관/釜山)
2001 부산형상미술의 한 표정전(광주시립미술관/광주)
2002 영남. 호남 그리고 충청(대전시립미술관/대전)
2004 방법과 전개전(모토아자부 갤러리/동경)
2006 부산미술 다큐멘타2.3(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08 부산비엔나레특별전 - 미술은 지금이다-전(부산문화회관/부산)
2009 한·일현대미술의 전망과 조망전(동백미술관/부산)
2010 한·일현대미술 - 조형과 표현-전(루쏘갤러리/부산)
2011 한·일교류 아시아아트 코스모스(인간은?)전(한국문화원갤러리/동경)
2012 동구의 어제와 오늘, 미래전(부산진역사/부산)
2013 BEYONE BUSAN전(동백아트센타/부산)
2014 부산미술 57인전(해운아트갤러리/부산)
2015 새벽벌전(부산시청2.3전시실/부산)
2016 대한민국 현대작가초대전(양산시립박물관/양산)
2017 한·일 현대미술전(나가사끼미술관/나가사끼)
2018 BFAA국제아트페어(벡스코제2전시장/부산)
2019 아시아호텔아트페어(파라다이스호텔/부산)
2020 하늘과 땅 그리고 꿈전(공감갤러리/부산
2021 거대한 일상:지층의 역전(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22 4인전(미광갤러리/부산) / 영남의 진경전(포스코갤러리/포항) 외 약 480여회 국내외전 출품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부산시립미술관, 그랜드호텔, 지오 플레이스, 온종합병원 외 다수
- 부산미술협회부 이사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 부산현대작가회 회장,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외 6개대학 강사 등 역임
현 : 부산미술인촌 추진위원장, 부산비엔나레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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