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HYUN-SIK

현대도자는 다양한 매체와 표현을 통하여 현대사회의 메세지와 인간의 내면세계를 폭넓게 반영하여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자연에 깃든 설화 혹은 민간신앙에 근거한 한국적 사상을 기반으로 한국미의 현대적 발현이라는 관점에서 작업을 통해 공간을 조형화시키고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적 정신의 도와 선사상 그리고 자연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과 경외심이 갖는 원초적 본능을 작품으로 나타내고 있다.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의 순리를 추구하는 나의 작품은 새와 물고기를 매체로 하여 형태, 색, 질감 등 다른 요소들을 조합, 변주하여 최상의 조형미를 탐구하여 변화된 공간 속에 특유의 형과 색에 깊이를 더하여 적절한 균형미를 찾고 있다. 점토 고유의 물성과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진 질박한 자연석과 함께 어우러진 새와 물고기는 세월의 깊이와 서정성을 더하고 있다. 또한 형태적 요소와 개념적 요소의 이질적인 세계들을 한데 모아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새는 청정한 대지 속에서 더 멀리 비상을 꿈꾸고 물고기는 맑은 물속에서 거침없이 유영하는 자유를 꿈꾸고 있다. 우리의 그림이나 생활 속에 즐겨 쓰여 지고 있는 물고기는 출세, 승진을 상징하기도 하고 목어(木魚)는 불가(佛家)에서는 물고기는 밤낮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졸거나 자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새 중에도 까치는 반가운 손님과 백조는 백의의 천사, 비둘기는 평화 등을 상징하여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과 염원을 느낄 수 있는 소재이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무언가를 그리워하면서 강에는 물고기가 있고 하늘에는 새가 날고 있음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다. 자연이 주는 함축과 상징, 은유의 표현을 유기적인 곡선으로 이루어진 구조물 위에 자유로운 형상의 새들이 너울너울 날아들고 유영하는 물고기가 올라앉아 한 순간의 경이로움을 아쉬워하며 심상 여행을 떠난다. 
작품에서 즐겨 다루는 구름, 새, 목어, 물고기 등의 민화나 설화 속의 물상을 선택하여 배치하는 방식을 취하거나 물상의 자세나 형태의 전형을 두고 배치한다. 시간과 공간이 원형의 형태로 존재하는 자연물 위에 앉아있는 새와 물고기는 설레임과 기다림과 그리움, 만남과 헤어짐 등의 상징으로 이미 지나온 시간, 지워버릴 수 없는 끝없이 흐르는 시간의 이야기를 이미지화한 것이다. 
작품이 주는 의미에서 형상보다 개념이 중요시되며 새로운 해석으로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현대도자의 새로운 가능성과 해석을 통해 예술과 공예 즉 형태의 공간적 개념을 추상개념으로 환원하려는 조형적인 시도는 도자의 다양한 효과를 새로운 공예미학으로 승화하려는 의미를 구축하고 있다.
나의 자연적 미감은 흙과 불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색상과 질감을 고유의 마티에르 효과를 나타내어 회화적 풍부함을 유도하고 있다. 안료를 바르고 닦아내고를 수차례 반복하여 회화적 묘법을 도입하여 색감의 깊이를 더하고, 뾰족한 칼로 자유롭게 음각으로 처리된 표면의 마감이 유약의 두께에 따라 어우러져 오묘한 신비함을 머금고 있다. 
최근에는 나무의 꿈을 주제로 테라시질리타기법을 이용하여 표면 질감의 다양한 표현과 유약과 대비 효과를 이용한 이미지표현을 위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상징적 색상을 사용하여 민간신앙과 오행사상이 적절히 섞여 드러난 특유의 색감으로 우리 전통미의 상징성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도예는 늘 새로운 가능성과 융합을 통하여 다양한 표현양식을 추구하고 있다. 형태, 질감, 색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에서 흙과 불의 조합으로 새로운 조형세계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김현식의 도자 세계 : 감각적으로 사유하기  
김승호(동아대학교 교수, 철학 박사)

김현식은 점토로 자연을 빚는 중견작가다.. 한국의 자연관은 서구의 자연주의와 다르다. 서구의 자연주의가 자연물의 훌륭한 토대 위에 영원성에 기반을 둔 반면에, 한국의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을 기반으로 자연과 같은 것을 추구한다. 자연의 흐름 속에 있는 율동과 비례에서 미의 본질을 찾아 그것에서 기쁨을 얻는다고 갈음해도 무방할 것이다.  김현식의 미적 주관심사가 점토로 구현되기까지 적지 않은 실험과 인내도 필요했다. 교육자이기도 한 그의 행보가 자연의 형태에서 시작해 자연의 원리에 따라 전개되었고,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그 모든 과정 자체가 두텁다. 김현식은 특히 각기 다른 부분과 부분을 합쳐 작품이 탄생한다. 특히 근작들은 크기와 형태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부분들과의 결합방식과 부분적 요소들의 표면처리에 있어 차이가 있다. 반복된 일상의 궤적을 그려내듯이 부분과 전체의 관계는 도자의 기능성에서 벗어나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이 드러나는 작업이며 시간을 주고 주변 환경과 어울린 그 결과다.” 
 40여 년간 일관된 중견작가의 교육적 노정에 동행한 부분과 부분의 합쳐짐이 우리에게 적지 않은 공감을 요구한다. 도자예술에 있어 부분과 전체의 미적 논리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김현식 교수의 진지함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김현식은 도자형태가 각기 다른 부분들을 통합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량제작을 위한 모듈시스템도 아니고 부분들 간의 일정한 색상과 이미지를 조합하지도 않는다. 각기 다른 형태와 이미지가 합쳐지면서 포근한 아름다움이 빚어진다. 그의 근작들은 부분으로 읽기와 전체로서 해석하기도 가능하다. 작품읽기와 해석하기, 제작방법에서부터 완결된 작품까지를 관통한다. 여기서는 형태미에서 완결미로 전개해보자.

형태적으로 보자면, 새와 물고기와 같은 동물 세계, 기하학적 덩어리와 추상적 형태의 좌대가 합쳐져 하나의 개별화된 작품이 탄생한다.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입체 덩어리에 시선이 모아진다. 작품의 다른 요소-부분들보다 더 크고 표면의 이미지도 회화적이다. 점토로 구현된 덩어리들은 대부분 원형, 타원형, 도넛형, 사각형을 띈다. 나뭇가지. 누에고치, 구름, 맷돌, 호수, 돌, 우주, 달팽이 등 다양한 상상력도 놓치질 않았다. 보는 즐거움도 담보한다. 외관상 다양한 형태에도 불구하고 중후하면서도 선명한 색채와 표면에 스며든 추상적 이미지 즉 부드러운 선들이 은은한 한국적 미-김원용과 안휘준에 따르면 자연적이자 추상적인 미의 성격-도 비켜나질 않았다. 화려하지 않은 색채와 추상적 이미지가 첨가되어 단아하면서도 묵직하고, 단조로우면서도 정제되어 보인다. 자연에서 획득한 기하학적 형태의 덩어리들이 세워져 있고, 누워 있고, 받침대가 있으면서 작품의 부분으로 작용한다. 더더욱 나뭇가지, 누에고치, 구름, 멧돌을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덩어리가 다시금 추상적 형태의 좌대 위에 놓임으로써 부분과 부분이 합쳐진다. 인위적인 것이 제거된 덩어리 위에 살포시 놓인 새와 물고기가 자리해 마침내 작품으로서 완결된다. 동일한 형상의 새와 물고기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덩어리 자체는 이렇듯 어느 것 하나 부족함도 넘치지도 않는다. 단지, 도자작품의 부분으로서 그리고 중심으로서, 나아가서 제작의 다양성을 보장할 뿐이다. 고대에서는 예술행위를 보다(theorein), 행하다(prattein) 그리고 만들다(poiein)로 보았고, 그리하여 이론학, 실천학, 제작학으로 전개되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기쁨을 전달하는 것 즉 “작품은 하나의 생명과도 같이 그것에 고유한 즐거움을 산출한다.” 새와 물고기와 달리 구체성이 제거된덩어리들은 김현식의 정제되면서도 풍부한 도자세계와 작가만의 미적 전략을 펼쳐낸다. 김현식은 점토로 구현된 작품에 미적 중력을 첨부한다. 부분과 부분이 혼합하면서 발생한 미적 중력, 작가만의 고유한 미적 감각이다. 동물 세계-새와 물고기와 식물 세계-나무와 호수와 구름-의 만남, 그 찰나적인 순간이자 작가만의 고유한 완결미 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면, 부분들 간이 합쳐져 생성된 시선의 방향에 따라 중력의 존재가치가 드러나면서 작품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읽어보자. 그의 근작은 인위적인 것이 제거된 덩어리 위에 놓인 새와 물고기가 시선의 방향을 지시한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혹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시선의 방향은 관람자의 몫이다. 수평적 시선의 이동이 그러나 덩어리의 정면성과 충돌하면서도 하나의 작품에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한다. 동물 세계와 식물 세계와의 밀고 당김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김현식은 커다란 덩어리 위에 중앙도 외곽도 아닌 자리에 동물 세계를 배석시켜 마침내 작품으로서 완결된다. 도자-입체와 회화-평면, 구체성-동물 세계와 추상성-선적 이미지 사이에 위치한 미적 중력, 패턴화도 예측도 불가능한 작가의 고유한 감각이다. 점토로 구현된 부분들이 미적 중력으로 환원되면서, 바로 이렇게 그리고 지금 여기에 있음을 드러낸다. 감각적 사유에 속하는 중력이 어디까지 포괄할까. 일상, 교육, 작가, 그 모든 세계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중견작가 김현식의 도자세계, 적지 않은 것을 제시한다. 교육자로서의 역할과 작가로서의 책무 사이에 보이지 않는 무게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근작들은 그렇게 중후하면서도 선명한 색상을 수용했고, 부분과 부분들 간의 역동성은 오로지 도자예술의 과제가 아닐까. 점토로 빚어낸 새와 물고기가 작업의 모티브가 아니라 작품의 부분으로서 작용하고, 여기에 기하학적 덩어리가 첨가돼 비로소 자연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기가 온전해진다. 추상적 형태의 좌대가 작품의 부분으로서 어디까지 작용할지 그 의문은 남겨놓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대이자 밑받침의 형태가 추상적이고, 게다가 다양한 제작방식을 담보한다고 하더라도, 중견작가 김현식은 그만의 자연적으로 건조하고 기다리는 느림의 미학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현식은 보이지 않는 감각의 중력을 빚는 중견작가다. 그의 근작들은 부분과 전체의 현상학에 기대면서 서사적이자 反서사적이고, 추상적이자 형상적인 도자세계를 구축한다.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 감각적 중력을 해석하는 관조자에 따라 유연해진다. 감각적 사유. 이렇게 부분과 전체의 현상학이 현대 도자에 자리매김한다. 

개인전 11회(서울, 부산, 대전, 울산, 동경, 뉴욕, 북경, 심양)
From the Fire : a subvey of contemporary Korean Ceramics - 미국 순회전
Tradition/Transformed : contemporary Korean Ceramics - 유럽 순회전
한국현대도예유럽순회전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한국현대도예전 (그리이스, 이집트, 터어키)
Clay in Transcendence (Dublin Castle Republic of Ireland)
Asia Ceramics Network(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관)
현대조형의 구축전 (日本 福岡縣立美術館)
인도·한국도자 교류전 (Forum Art Gallery, Chennai)
도예의 내일을 말하다 展 (영암도기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전) 
아시아현대도예展 (景德鎭大學校 國際美術館)
동풍 + 서풍 = 춘풍 (영암도기박물관)
손으로 빚다 展 (제주도립미술관)
감각의 논리 展 (부산시립미술관)
경계 해체와 표현의 확장 展 (부산시립미술관)
IAC-KCCA 현대도예의 세계 (서울 토탈미술관)
진로국제도예전 (공평아트센터)
한국현대도예30년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현대도예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사유하는 손, 손의 재탄생전 (서울 선화랑 개관20주년 기념 초대전)
불의 모험전 World Ceramic Art Jamboree (세계도자엑스포)
동계 U대회 한국의 흙·불 展 (전주)
한국현대공예 지평(익산예술의 전당 미술관)
아시아의 미래-현대도에전 (이천세계도자센터 전시실)
새로운 시각으로 본 청자 (부안청자박물관)
2016광주조형페스티벌 (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
한국현대도예작가초대전 (예가람길미술관 개관4주년 기념)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기획초대전 (외고산 옹기갤러리)
만남, 그 의미 (덕양 어울림미술관)
한국현대공예 울림전 (예깊미술관)
한국현대공예 시선전 (문화역서울284)
김해비엔날레 국제미술제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남원국제도예초대작가전 (춘향문화회관 전시실)
접시·꽃·당신 (대전 거산갤러리)
현대도예 - 현상과 전망 (광주 금호문화회관전시실, 대구 동아미술관)
현대도예 – 90년대 확산 (서울 청남미술관)

기장도예촌조성 자문위원, 울산광역시문화재위원 
김해분청도자기축제 자문위원, 울산옹기축제 자문위원
대한민국분청대전 심사위원장, 대한민국옹기공모전 운영위원장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운영위원 ․ 심사위원장, 한국전통공예명장 심사위원장
부산광역시 공예명장 심사위원, 울산광역시 최고장인 심사위원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추진위원, 대한민국도예대전 추진위원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디자인전 심사위원
부산국제디자인어워드 운영위원장
동부산대학교 교수, 총장 역임

현. 한국도자학회 부회장, 한국현대도예가회 이사, 한국공예가협회 이사,
   대한민국디자인전 초대디자이너,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동아대학교, 영산대학교 외래교수
   울산광역시무형문화재위원
   김현식도예연구소

작가와의 대화

김현식 도예연구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마장터길 11-1